중국 스마트 전기차(EV) 제조사 샤오펑(Xpeng)이 인공지능(AI) 기술력의 총집합인 '풀스택 피지컬 AI(Full-stack Physical AI)' 시스템을 공개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샤오펑은 2025년 AI 데이를 통해 EV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의 차세대 모델과 6인승 플라잉 카 라인업을 발표하며, AI 기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샤오펑의 AI 전략은 클라우드, 차량, 컴퓨팅 파워,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독자 개발 AI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이 핵심 기술은 VLT(Vision-Language-Task), VLA(Vision-Language-Action), VLM(Vision-Language Model) 등의 인지 모델을 결합하여 차량, 로봇, 심지어 플라잉 카에까지 적용되는 '피지컬 AI' 시스템을 구동하는 핵심 동력이다.
가장 인간적인 로봇 '아이언'의 등장
이번 AI 데이의 하이라이트는 최신 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이었다. '가장 인간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목표로 설계된 아이언은 새로운 휴머노이드 뼈대, 바이오닉 근육, 그리고 '전면 커버리지 소프트 스킨'을 특징으로 한다. 키 178cm, 무게 70kg로 실제 인간과 유사한 신체 규격을 갖춘 아이언은 유연한 척추와 합성 근육, 촉각 센서가 내장된 부드러운 피부를 갖춘다. 특히 정교한 손에는 22개의 추가 자유도(Degrees of Freedom, DOF)가 부여되어 섬세한 작업 수행 능력을 향상했다.
아이언의 지능은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VLA 2.0 모델로 구동되며, 3개의 튜링 AI 칩에서 나오는 2,250 TOPS(초당 테라 연산)의 컴퓨팅 파워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아이언은 시각, 움직임,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복잡한 물리적 기량과 대화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샤오펑은 아이언이 업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를 사용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며, 향상된 안전을 위한 실내 자동 비상 제동(AEB) 기능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샤오펑은 아이언 로봇을 먼저 상업용 서비스 환경에 배치할 계획이며, 2026년 말까지 대량 생산 목표를 잡고 있다.
경쟁사인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나 1X의 네오(Neo)보다 보수적인 상용화 목표이지만, 기존 시연에서 조작이나 사전 프로그래밍 없이 실시간으로 전시장을 안내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어 현실성이 높다는 평가이다.
AI 모빌리티의 미래: 로봇택시와 플라잉 카
샤오펑은 로보틱스 외에도 AI 기반 모빌리티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발표했다. 바로 '로봇택시(Robotaxi)'와 '플라잉 카'이다.
샤오펑 로봇택시는 4개의 튜링 AI 칩을 탑재해 3,000 TOPS의 컴퓨팅 파워를 갖춘, 중국 최초의 풀스택 자체 개발 및 대량 생산 로봇택시 모델이 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 로봇택시가 라이다(LiDAR)나 고정밀 지도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비전(Pure Vision) 솔루션에 의존하여 전 세계의 다양한 도로 유형과 교통 환경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샤오펑은 VLA 2.0 모델을 기반으로 한 로봇택시의 시범 운영을 2026년부터 광저우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나아가 해외로 확장할 계획이다.
더불어, 샤오펑 에어로HT(AEROHT) 부문에서 개발한 최신 플라잉 카 라인업도 공개되었다. 이 모듈형 '육상 항공모함(Land Aircraft Carrier)'은 6인승 밴 형태의 지상 운반체와 2인승 비행 모듈로 구성된다. 비행 모듈은 약 30분 동안 비행할 수 있으며, 지상 운반체에 도킹 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샤오펑은 이 '육상 항공모함' 플라잉 카의 대량 생산 및 인도를 2026년 말까지 목표하며, 이미 5,000건의 사전 주문을 받았다고 밝히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
샤오펑 허샤오펑(He Xiaopeng) CEO는 "샤오펑은 모빌리티 분야의 선구자가 되어 글로벌 지향적인 구현 지능(embodied intelligence) 기업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향후 10년간 피지컬 AI 세계에서 혁신을 이끌겠다"고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