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이제까지의 임무 중 가장 흥미로운 지질학적 표본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제로(Jezero) 크레이터 주변을 조사하던 로버가 주변 암석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철과 니켈 함량이 높은 기이한 형태의 암석을 포착한 것이다. 이는 운석 발견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NASA 과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발견은 화성 지표에 도달하는 외계 물질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제제로 크레이터 밖에서 포착된 '피프삭슬라'의 정체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최근 '버노든(Vernodden)' 지역의 기반암을 조사하던 중, 주변의 낮고 평평하게 조각난 암석들과는 달리 높이 솟아 있는 약 80센티미터 크기의 독특한 암석 '피프삭슬라(Phippsaksla)'를 마주했다. 이 암석은 그 기이한 외형 때문에 우선적인 탐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지난주 퍼서비어런스는 로버에 탑재된 슈퍼캠(SuperCam) 기기로 피프삭슬라의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암석이 철과 니켈 함량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원소 조합은 보통 거대한 소행성의 핵에서 형성된 철-니켈 운석에서 관찰되는 특징으로, 이 암석이 화성 지표가 아닌 태양계 다른 곳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화성 탐사 로버들의 운석 기록, 퍼서비어런스도 동참할까
이국적인 암석인 운석 발견은 화성 탐사 역사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선배 로버인 큐리오시티(Curiosity)는 게일(Gale) 크레이터에서 2014년의 약 1미터 크기의 '레바논(Lebanon)' 운석을 포함해 수많은 철-니켈 운석을 발견한 바 있다. 심지어 임무를 종료한 오퍼튜니티(Opportunity)와 스피릿(Spirit) 로버도 운석을 찾았다.
따라서 제로 크레이터의 형성 시기가 게일 크레이터와 비슷하고, 작은 충돌 크레이터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을 고려할 때, 퍼서비어런스가 임무 기간 동안 철-니켈 운석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과학자들에게 다소 의외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로버는 과거 충돌 과정으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기반암 위, 크레이터 바깥쪽에서 마침내 잠재적인 운석을 찾게 됐다. 퍼서비어런스 팀은 암석의 이국적인 성분 때문에 운석 상태를 최종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확정될 경우,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으로 날아온 외계 방문자의 파편을 조사한 로버 명단에 마침내 합류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