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신형 Steam Machine의 소형 고성능 게이밍 PC  | image© Valve
밸브 신형 Steam Machine의 소형 고성능 게이밍 PC | image© Valve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의 운영사 밸브(Valve)가 최근 발표한 차세대 하드웨어 라인업의 가격 정책 윤곽이 드러났다. 업계와 게이머들은 밸브가 콘솔 시장의 관행인 '하드웨어 손실 보전(Subsidizing)' 전략을 택할지 주목해 왔다. 하지만 밸브는 신형 스팀 머신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지 않고, 동급 성능의 게이밍 PC를 개별 부품으로 조립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 수준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하드웨어를 저렴하게 팔고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메우는 기존 콘솔 비즈니스 문법과는 다른 행보다.

밸브 “손해 판매 없다…자체 조립 PC 가격이 기준”

밸브의 피에르-루 그리피스와 로렌스 양은 최근 '프렌즈 퍼 세컨드(Friends Per Second)' 팟캐스트에 출연해 스팀 머신의 가격 책정 전략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리피스는 "부품을 모아 PC를 직접 조립해 비슷한 성능을 낼 때 드는 비용, 바로 그 가격대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부품 시장 상황이 유동적이라 확정된 가격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구매해 조립하는 조립 PC 견적과 유사한 가격대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스팀 덱 6배 성능... 4K 게이밍의 새로운 기준

새로운 스팀 머신은 성능 면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예고했다. AMD 젠 4(Zen 4) 기반의 6코어 12스레드 CPU와 RDNA 3 아키텍처가 적용된 GPU(28 CU)를 탑재한다. 메모리는 16GB DDR5 램과 8GB GDDR6 비디오 메모리(VRAM) 조합이다. 밸브 측 설명에 따르면 이는 기존 휴대용 PC인 스팀 덱보다 약 6배 더 강력한 성능이다. AMD의 업스케일링 기술인 FSR을 활용할 경우 4K 해상도에서 60프레임(FPS)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밸브는 단순한 성능 외에도 사용자 편의성을 가격 경쟁력의 근거로 제시했다. 개인이 직접 조립한 시스템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초소형 폼팩터와 정숙성이 강점이다. 그리피스는 "우리가 달성한 소음 수준(혹은 소음의 부재)은 매우 인상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HDMI CEC 기능 통합, 4개의 안테나를 활용한 정교한 블루투스 설계로 제조사에 상관없이 4개의 컨트롤러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등 고사양 미니 PC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앞으로의 전망

2026년 초 출시 예정인 스팀 머신과 스팀 프레임(VR), 스팀 컨트롤러는 거실형 PC 시장의 판도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콘솔처럼 파격적인 저가 정책은 없지만, 스팀OS의 최적화와 독자적인 폼팩터 기술력은 하이엔드 유저들에게 충분한 소구력이 될 것이다. 특히 부품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밸브가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 방어선을 구축하느냐가 가성비 컴퓨터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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