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AI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행동하는 AI' 시대를 열었다 | image© Google
구글이 차세대 AI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행동하는 AI' 시대를 열었다 | image© Google

 지난 주, 구글이 전 세계 AI 기술 경쟁의 판도를 뒤흔들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 3(Gemini 3)'를 전격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컴퓨터와 대화하는 새로운 방식(A New Way to Talk to Computers)"이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년여간 오픈AI의 챗GPT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구글이, 이번 제미나이 3를 통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것이다.

"생각하고 행동한다"… 딥 씽크와 에이전트의 결합

제미나이 3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바로 '행동하는 지성'이다. 기존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들이 사용자의 질문에 그럴듯한 텍스트로 답하는 데 그쳤다면, 제미나이 3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여 실행에 옮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새로운 추론 엔진인 '딥 씽크(Deep Think)' 기능은 이 모델의 핵심이다. 딥 씽크는 수학적 난제나 복잡한 코딩 문제, 철학적 질문에 직면했을 때, 사람처럼 단계적으로 사고의 과정을 거쳐 해답을 도출한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제미나이 3는 초고난도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Humanity's Last Exam'에서 41.0%의 정답률을 기록하며, 기존 모델들이 넘지 못했던 벽을 허물었다. 이는 경쟁사인 오픈AI가 최근 발표한 GPT-5.1은 물론,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인 소네트 4.5(Sonnet 4.5)를 상회하는 성능이다.

또한, 구글은 개발자들을 위해 '구글 앤티그래비티(Google Antigravity)'라는 새로운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을 함께 공개했다. 이를 통해 제미나이 3는 단순한 코드 작성을 넘어, 앱 전체를 설계하고 구동하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시연 과정에서 제미나이 3는 사용자의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듣고도 단 한 번의 프롬프트 입력으로 완벽하게 작동하는 비디오 게임을 만들어내며 충격을 주었다.

검색의 종말인가, 진화인가… 구글 생태계의 대변혁

구글은 제미나이 3를 출시 첫날부터 자사의 검색 엔진에 전면 통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구글 검색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변화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내년 여름 가족 여행 계획 짜줘"라고 입력하면, 제미나이 3는 웹사이트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고 호텔을 예약하며 맛집 리스트가 포함된 구체적인 일정을 제안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제미나이 3는 멀티모달 이해력에서 세계 최고의 모델"이라며, 텍스트뿐만 아니라 비디오, 오디오,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고장 난 자전거를 비추며 "이거 어떻게 고쳐?"라고 물으면, AI가 영상을 분석해 수리 방법을 실시간 음성으로 안내해 주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 뒤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WSJ과 외신들은 AI가 점점 더 인간과 유사해지고 자율적인 행동 능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사용자가 AI에 지나치게 정서적으로 의존하거나 현실과 가상을 혼동하는 'AI 정신병(AI Psychosis)'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도화된 AI 에이전트가 화이트칼라 직무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동 시장에 미칠 파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미나이 3의 등장은 AI 기술이 '채팅'의 영역을 벗어나 '실행'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구글이 다시금 기술 주도권을 쥐게 된 지금,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는 또 한 번의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제미나이 3의 출시는 AI 비서가 수동적인 도구에서 능동적인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1년 내에 기업들은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전략 수립과 의사 결정 과정에 제미나이 3와 같은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경쟁사들의 기술 개발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여, 2026년에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 AI'가 일상화되는 특이점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1, 출처2, 출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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