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현지 시각), 오픈AI는 경쟁사들로부터 두 차례의 뼈아픈 일격을 맞았다. 구글의 혁신적인 신규 모델 출시와 경쟁사 앤트로픽을 향한 막대한 자본의 이동은 지난 3년간 챗GPT가 쌓아 올린 철옹성에 심각한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단순한 경쟁 심화를 넘어 AI 패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생성형 AI 패권 다툼, 기술력과 자본의 전면전
첫 번째 충격은 자본 시장에서 발생했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주 경쟁사인 앤트로픽과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1달러=1,400원 환산 기준)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천문학적인 계약으로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지난 9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오픈AI의 핵심 우군이었던 엔비디아가 앤트로픽에 AI 하드웨어를 공급하기로 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어 구글이 결정타를 날렸다. 구글은 자사의 최신이자 가장 지능적인 모델인 제미나이 3를 전격 공개했다. 초기 테스트 결과, 제미나이 3는 불과 지난주 데뷔한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1을 성능 면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챗GPT 출시 이후 독주해 온 오픈AI의 기술적 우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오픈AI의 입지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워 보인다.
천문학적 AI 데이터센터 투자, 승부수인가 자충수인가
설상가상으로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근 AI 거품 론이 대두되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졌다. 천문학적인 기업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익 모델에 대한 분석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우리가 보는 관점은 다르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은 좁혀지는 사용자 격차다. 구글은 제미나이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6억 5,0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면 올트먼은 지난달 챗GPT 주간 사용자가 8억 명이라고 주장했으나, 후발 주자인 구글의 추격 속도가 무섭다. 이에 대응해 오픈AI는 향후 수년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조 4,000억 달러(약 1,960조 원) 이상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매 분기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가 월가와 사모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의 전망
존스트레이딩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크 오루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검색 시장 우위와 제미나이의 결합이 오픈AI를 도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회의론자인 게리 마커스 역시 "오픈AI는 기술적 리드를 탕진했고 구글이 이를 따라잡았다"고 평했다. 결국 오픈AI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모델 업데이트를 넘어,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과 자본의 치킨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