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계 빅4 동펑자동차가 인휠 모터 4개를 장착한 양산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구동 기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
동펑이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공개한 eπ 007 세단 신형 모델은 4개의 독립적인 인휠 모터를 탑재한 중국 첫 양산 차량으로, 전통적인 구동계를 완전히 배제한 혁신적 설계를 채택했다.
인휠 모터는 바퀴 허브에 직접 장착되는 모터로, 중간 전달 장치 없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는 차세대 전기차 기술이다.
인휠 모터 기술, 전기차 효율성 30% 끌어올려
새로운 eπ 007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차체 크기를 유지한다. 전장 4880mm, 전폭 1915mm, 전고 1476mm, 휠베이스 2915mm 규격이다. 하지만 파워트레인 구조는 완전히 달라졌다. 상하이자동차전기드라이브가 제조한 100킬로와트(kW) 출력의 인휠 모터 4개가 각 바퀴에 독립적으로 장착돼 총 400kW(536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인휠 모터 시스템은 전통적인 변속기, 차축, 차동 장치 등을 제거함으로써 기계적 손실을 약 30% 줄인다. 또한 회전 반경이 10~15% 축소돼 도심 주행 시 주차와 유턴이 훨씬 수월해진다. 각 바퀴를 독립 제어할 수 있어 노면 상황에 따른 견인력과 안정성도 크게 향상된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모델의 패스트백 실루엣과 미래지향적 스타일을 그대로 계승했다. 날렵한 헤드램프와 미니멀한 더블-T 로고가 전면부를 장식하고, 후면부에는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와 조화를 이루는 연속형 LED 라이트 바가 배치됐다.
전통 파워트레인 제거로 실내 공간 확대, 유지비 30% 절감
인휠 모터 채택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 공간 활용도 향상이다. 엔진룸, 변속기, 구동축 등 전통적인 파워트레인 부품이 사라지면서 배터리를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고, 평평한 바닥 설계로 승객 편의성과 화물 적재 공간이 개선됐다. 또한 정밀한 브레이크 제어를 통해 에너지 회생 효율이 25% 높아졌으며, 복잡한 기계 부품이 줄어들면서 유지보수 비용도 20~30% 감소했다.
인휠 모터를 탑재한 양산 전기차는 동펑 이전에도 존재했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라이트이어(Lightyear)의 라이트이어 0와 미국 로즈타운 모터스의 로즈타운 인듀어런스가 선례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결국 파산했다. 반면 동펑은 중국 자동차 업계 상위권 제조사로, 안정적인 생산 체계와 자본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동펑의 인휠 모터 양산차 출시는 전기차 구동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존 스타트업들이 실패한 기술을 대형 제조사가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향후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인휠 모터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육성 정책과 맞물려 인휠 모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동펑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