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최고의 투자로 꼽혔던 암호화폐 투자 전략이 비트코인 폭락과 함께 무너지는 모습이다. | image: AI 생성 이미지
올 한 해 최고의 투자로 꼽혔던 암호화폐 투자 전략이 비트코인 폭락과 함께 무너지는 모습이다. | image: AI 생성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와 같이, 한때 시장을 주도했던 '크립토 트레저리(Crypto Treasury, 가상자산 보유)' 기업들의 주가가 비트코인 및 기타 디지털 토큰 가격 폭락과 맞물려 급락하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했다.

올해 초 많은 투자자에게 '필수적인 거래(The move to make)'로 여겨졌던 전략은 기업들이 주식을 매각하거나 자금을 빌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대량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암호화폐 투자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은 토큰 가격 상승과 함께 주가가 폭등하는 효과를 누렸다. 특히 마이클 세일러 공동 설립자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 이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MicroStrategy)는 이 분야의 대표 주자였다. 한때 주가가 7월 최고치를 기록하며 약 1,280억 달러(약 174조 원, 환율 1,360원 기준)의 가치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700억 달러(약 95조 원) 수준으로 가치가 급락했다.

암호화폐 보유 기업 주가 폭락의 배경: 거시 경제의 충격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하면서, 스트래티지 및 유사 기업들의 주가 역시 함께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은 15% 하락했으며,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28% 폭락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암호화폐 시장의 문제가 아닌, 더 큰 거시 경제적 요인들과 맞물려 발생한 현상이다.

암호화폐 가격을 끌어올렸던 요인들은 친 암호화폐 성향의 행정부와 기관 투자자들의 열광적인 유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부딪혔다.

대중국 관세 발표: 특정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발표는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며 매도세를 촉발했다.

미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정부 셧다운 장기화: 기록적으로 길어진 정부 셧다운 사태 역시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거시 경제적 충격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심화시켰다. 맷 콜(Matt Cole) 스트라이브(Strive)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이 현재 "궁지에 몰렸다(stuck)"고 평가했다. 스트라이브 역시 올해 초 현재 수준보다 10% 이상 높은 평균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지난달 주가가 28%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비판 속, 투자의 미래는?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투자 전략의 붕괴를 두고 "우리가 경고했었다(told you so)"고 말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기업이 순수한 운영 자금이나 차입금을 이용해 가상자산을 매입하고, 이로 인해 기업 가치가 암호화폐 가격에 지나치게 연동되는 구조적 위험을 지적해왔다. 이는 기업의 본질적인 비즈니스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는 높은 변동성을 초래했다.

반면, 일부는 암호화폐의 장기적인 가치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며 '더블 다운(Doubling Down)' 즉, 추가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를 단순한 투기성 자산이 아닌,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나 미래 금융 시스템의 핵심으로 보는 시각에 기반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지고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는 가상자산 보유 기업들이 외부 거시 경제 환경 변화와 규제 위험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투명한 재무 보고와 위험 관리가 필수적인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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