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독일의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BMW와 미국의 배터리 소재 전문업체 솔리드파워(Solid Power)와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의 자동차 탑재를 위한 기술 검증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 삼성SDI는 31일 BMW, 솔리드파워와 '3자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실증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한다.
글로벌 밸류 체인 모델 제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핵심 협력
이번 협약은 배터리 셀, 자동차, 소재 등 각 부문에 특화된 세 회사가 핵심 기술 역량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삼성SDI는 솔리드파워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을 활용하여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 셀을 공급할 예정이다. BMW는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 모듈과 팩을 개발하여 차세대 테스트 차량에 탑재하고 실제 주행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이다. 액체 전해질은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이나 화재 위험이 있었지만, 고체 전해질은 구조적으로 안정되어 안전성이 뛰어나다. 또한, 높은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해 전기차에 탑재될 경우, 같은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가벼우면서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삼성SDI의 기술력: 오랜 파트너십과 선제적 양산 준비
BMW가 이번 전고체 배터리 협력의 배터리 파트너로 삼성SDI를 선택한 배경에는 양사가 2009년 BMW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파트너십을 시작한 이래 장기간 쌓아온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특히 업계는 삼성SDI가 글로벌 배터리 업계 최고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수원 SDI연구소에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같은 해 말부터 시제품 생산에 돌입하였다. 현재 다양한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며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셀 대형화를 통해 매년 용량을 늘리고 있으며, 제조 기술 및 공급망 수립 등 대량 양산을 위한 과제들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이번 3자 협력은 전기차 혁신의 핵심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이 곧 전기차의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상용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한다. BMW의 마틴 슈스터 임원 또한 "이번 협력은 최첨단 배터리 기술을 제공하고자 하는 BMW의 목표를 다시 한번 입증한다"고 밝힌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뿐 아니라 높은 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로봇 등 신규 시장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삼성SDI는 잠재 고객들과 협의를 이어가며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