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실명과 소화 문제의 원인이 드디어 밝혀졌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네소타의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연구팀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서 높은 농도의 납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베토벤의 건강 문제가 납 중독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년 만에 밝혀진 베토벤의 비밀
베토벤은 20대 초반에 청력을 잃기 시작했으며, 평생 심각한 소화 문제로 고통받았다. 그의 건강 문제는 오랫 동안 많은 추측과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과거에는 파제트병, 과민성 대장 증후군, 매독, 췌장염, 당뇨병, 신장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그의 건강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머리카락 분석 결과 납 중독 사실 확인
하지만 최근 연구팀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서 높은 농도의 납을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베토벤이 사망하기 직전인 56세에 깎은 머리카락을 분석한 결과, 그의 머리카락에서 정상 수치의 258배 이상인 납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실험 책임자인 폴 자네토(Paul Jannetto)는 '베토벤 머리카락 1g당 258마이크로그램의 납이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380마이크로 그램의 납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모발의 정상적인 납의 수준은 그램당 4마이크로그램 미만이다.
당시 저렴한 와인이 원인으로 추정
연구팀은 베토벤의 납 중독 원인으로 당시 저렴한 와인을 지목했다. 당시 저렴한 와인에는 맛을 개선하기 위해 납 화합물인 납 아세테이트('납 설탕'이라고도 하는 달콤한 맛이 나는 납의 형태)가 첨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와인이 담겨있는 병의 코르크 마개에도 밀봉을 개선하기 위해 납소금에 미리 담가두는 경우가 많아 납이 와인에 용해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베토벤의 건강 문제에 대한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과거 사람들의 생활 환경과 건강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